note / 2026-07-06
사실 아무 의미 없을 수도 있다
비 오는 날 저녁에 운전을 하면 눈 앞의 차선을 찾느라 온 신경이 곤두섭니다.
빠르게 휘젓는 와이퍼, 계속 떨어지는 빗방울. 앞은 잘 보이지 않지만 어떻게는 차선을 찾죠.
뇌과학과 심리학을 조금이나마 공부한 뒤 제 삶이 이런 느낌입니다.
뇌가 나를 속이지 않을까, 두려움 때문에 도망가는건 아닐까.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?
뇌는 인간의 자존감, 존엄성을 보호하기 위해 수많은 환상들을 만들어 지켜줍니다.
너는 원래 외제차가 싫어, 넌 사실 빅테크에 가기 싫었어, 넌 원래 검소한 사람이야..
이 사실을 공부한 뒤 저도 인생에서 그런 방어기제를 많이 갖고 사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.
그리고 오기가 생겼습니다, '아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'
중간 과정인데.. 길어서.. 넘기셔도 됩니다.
아마 이런 생각이 들었던 시기가 21살 정도.. 네, 제 티스토리 21살 회고록에 조금 묻어있네요. 벌써 2년 정도 지났고, 사실 엄청난 진전은 없었습니다. 그 사이에 AI가 갑자기 폭발적으로 성장했죠.몇년 동안 AI를 만지작 거리면서 깨닳게 된것은 데이터, 즉 컨텍스트가 엄청 중요하다였습니다.
그리고 생각이 들었죠, 내 인생의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넣으면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줄 수 있을까?
일단 시작했습니다, 처음에는 nofeed라는 저를 위한 숏폼 앱이였어요.
숏폼은 좋은데 쓸데없이 영상이 많아서 좋은 영상만 골라보는 저만의 개인화 된 앱을 만들었어요.
시청기록, 넘기는 속도, 오래 본 영상들을 LLM에게 넘겨서 분석하니까 좋은 인사이트가 나왔습니다.
이거 내 생활패턴도 넣어보고 싶다, 그렇게 리듬 기능을 만들게 됩니다. 이전 글에 사진이 있습니다.
그렇게 내 일주일 사이드 프로젝트 뭐할지 골라주고 시간 배정해주는 기능도 만들고 기타 등등..
그러다 제 무의식 데이터들을 넣어보고 싶어졌습니다. 위치, 푸시 알림, 앱 사용 기록 같은 것들 말이죠.
그렇게 시간이 지나 Root를 만들고, 제 무의식적인 패턴들을 발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.
그런데 여전히 하루 단위의 컨텍스트 정도로 장난치는 수준이지, 아직 인생 전체를 보진 못합니다.
데이터는 잘 수집하고 하루 단위로는 잘 작동하는것을 확인했는데, 이게 정말 인생 단위로 통할까?
그 사실은 아무도 모릅니다, 사실 아무 의미 없을 수도 있어요.
하지만 그냥 저는 가보는 겁니다, 누구보다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한 사람이기에
그 끝이 결국 아무런 의미가 없던 일이였어도 행복하게 받아드릴 수 있는 각오가 되었습니다.